일전에 문넷에 올리려고 쓴건데 문득 블로그엔 안썼다는게 생각나서 올려봐요.
심심할때 읽으면 재밌을지도 (...)
차원이동물
이쪽의 시점은 대체로 묵향을 통해서 정립되기 시작해 이드를 통해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편입니다. ‘뭔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인해’ 다른 차원? 우주? 여튼 딴동네에서 설치던 인간이 판타지로 (혹은 무협지로) 떨어졌다~ 라는 설정.
다만 이 기법의 최대 문제는, 연고도 아는것도 없는 동네에 뚝 떨어지면 객사하기 딱 좋은 위치다보니, 어떤 장치를 통해서 “니가 여기에 온건 다 이몸의 뜻이니라~” 하는 킹왕짱 강한 인물이 등장해서 ‘미안하니까 선물로 9클래스 마법이랑 돈이랑 여자랑 신검이랑...에라 모르겠다, 내 몸뚱아리까지 다 주마!’ 라는, 대인배를 넘어서 병X이라고 할만한 “위대한” (무뇌)드래곤씨가 등장하지요. 간혹 이 장치는 대마법사로 치환되기도 하구요.
이 기법을 쓰게 되면 굳이 ‘잘 알지도 못하는 판타지 세계’ 설정을 세세하게 안잡아놔도 주인공이 길가다 알아서 하나씩 익혀가다보니, “초반에 설정 대충 설렁설렁 잡아놓고도 판타지 소설을 시작할 수 있다” 라는 절대적인 장점이 있습니다.
뒷수습? 그런건 쓸데없는거에요. 버려버려.
영지물
영지물의 역사는 의외로 깁니다. 사실상 판타지 세계를 기반으로 진행되는 소설이라면 이 영지 설정은 싫든좋든 아주 조금이나마 언급이 될 수 밖에 없거든요.
본격적으로 영지물이란 이름으로 주인공이 일개 부락에서 뉴욕 저리가라의 세계 대도시(...)를 건설하는 물건은 '지크' 라는 물건이 시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기법의 문제는, 보통의...아니, 설령 대통령이라도 자기 땅을 가지고 그렇게 떡주무르듯 지맘대로 운영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모든 상황에서 상상력만으로 진행해야 한다” 라는 문제가 있습니다. 이 문제로 필연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는? 공상구현화 저리가라의 ‘상상만 하면 뭐든지 가능한’ 신의 땅이 탄생해버리죠 (...)
돈이 부족해? 뒷산을 파봐요, 금광이 나와요. 사람이 부족해? 걱정말아요, 지들이 알아서 기어들어와요. 자원이 부족해? 가서는 안된다는 동쪽 산을 가봐요. 어머나, 천연자원이 가득~ 기술이 부족해? 서쪽에 드워프란게 있대요. 걔네들은 말만 하면 척척 뭐든지 만들어준다네요? 설명만 해주면 비행기도 만들 기세네요~
이런거지요.
이 기법의 최대 장점은 ‘생각하길 포기해도 지가 알아서 진행된다’ 라는 점입니다. 뭐 주인공이 영주(혹은 국왕) 입장이니 말만 하면 인재가 후두둑~ 순찰 한번 하면 여자가 후두둑~ 이런 입장이니, 얼마나 진행 편해요? 어이구, 자고 일어나니 천하가 내손안에~ 도 꿈은 아닌거죠. 네.
환생물(빙의물)
차원이동물의 확장판입니다. 다른 동네에서 깽판치던 인간이 “받아라, 차원참!” 이라든가 “저것은 다른세계로 가는 트럭!” 같은걸 한번씩 몸으로 체험하고 일어나니 어머나, 왠 별나라 왕자님이 되어있네요? 이런 설정이죠. 외모가 끝내주는 미남이 되었다는 점은 보너스로 치구요.
기본적인 구상은 차원이동물과 비슷한데, 몇가지 차이점이 있다면 “옛다 니 다가져라” 할만한 (무뇌)용대갈이나 (치매)대마법사는 존재하지 않고, 처음부터 “이것은 원래 내껏인 필살의 칼! 여자! 보물! 책! 마법!” 이란 식으로, 애초에 다 가진 상태로 시작한다는 차이입니다.
뭐, 진행 방식은 차원이동물이랑 별 차이 없지만 대체로 이쪽은 처음부터 “잘난 놈” 이란 설정으로 시작하는게 대부분인지라 곧바로 영지물로 전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기법으로 시작되면 귀찮게 주인공이 돈이 없네 힘이 없네 빌빌대는 경우 없이, 초반부터 떵떵거리면서 지멋대로 살아가는게 가능합니다. 자기 만족하라고 쓰는건데 빌빌 기어서야 되겠어요? (나빼고) 전부 다 개,돼지같은 귀족들이나 등쳐먹으면서 살아가면 되는거지요. 내 앞길은 탄탄대로로다 얼쑤~
게임판타지(겜판소)
이쪽은 시초랄게 참 애매한데...일단 최초로 나온 게임에 관련된 판타지 소설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입니다. 근데 이건 요즘 나오는 게임 판타지와는 100만광년쯤 떨어진 초 개념물입니다. 가상현실 게임이란 장르와 현실의 괴리에서 나오는 인간의 고뇌를 다룬 소설이지요. 겜판소와는 완전 다른 물건이니 이걸 시초로 잡긴 좀 무리가 있습니다.
이쪽 계열은 딱히 어떤 최초의 작품으로 파생됐다기 보단, 온라인 게임이 크게 히트를 친 후 자연스럽게 그 온라인 게임에 대한 팬픽같은걸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자연스레 커져왔다고 보는편이 타당합니다. 시초는 리니지 쯤이 되겠네요.
그러한 게임을 ‘경험하면서’ 쓰는 판타지 소설이 오늘날의 가상현실 판타지가 되버린건 아마도 닷핵의 영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여튼, 이런 게임판타지의 소설은 아주 간단합니다.
‘내가 게임을 하나 시작했는데 말이야. 시작해서 토끼를 잡으니 왠 드래곤 하트가 나오더라구’
딱 이런식입니다. (......)
아니, 정말로. 좀 과장한 감은 있지만 게임을 시작하니 좀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요샌 그 우여곡절조차 안겪는 물건도 많더군요) 난 이 게임의 킹왕짱이 되어 있었다! 라는 방향으로 “무조건” 진행합니다. 사실 애초에 이런류 물건들이 자기 만족을 위해 쓰여진다는걸 생각해보면 어찌보면 당연하기도 하지요. 특히나 온라인 게임이라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절대다수가 하는 그 게임에 관련된 일이다보니 이런 리미터는 타 장르보다 더 폭주하게 됩니다.
심한 물건은 주인공 혼자서 1대 1만 하는 그런 물건도 있으니, 말 다했지요.
이 기법의 물건은 대체로 다른 장르와는 혼용되지 않고 오로지 판타지 소설의 왕도를 따르는게 대부분인데, 아무래도 현실에서 할 수 없는 ‘로망’을 가지는게 게임의 목적이다보니 그런 방향이 많은 듯 합니다.
아무래도 게임이라는 특정상 영지물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행되는게 몇가지 있습니다.
게임 시작해서 초보존에 나가니, 어머나 백만분에 일 확률로 나온다는 레어 몹이네요~ 잡으니 광렙했어요! 왠지 동쪽에 가고싶어서 가보니, 어머나, 히든 던전이네요. 돈도 끝내주게 주고 무기도 킹왕짱 좋은걸로 얻었어요~
오늘은 서쪽으로 가보니, 왠 끝내주는 미인이 위기에!
무협지를 보고 그대로 따라해보니 와아 히든피스~ 이동네 사람들은 상상력이란게 없나보네요~
이하 무한반복 (...)
다음엔 세부설정 (비만도마뱀이나 어둠의다크운명의데스티니마법이라든가) 을 살펴보죠
ps. 겜판소의 시초는 만화책인 '유레카'가 시초이며, 부흥기를 이끈건 '더월드'라는 물건이라는군요.
만화책은 안봐서 모르지만 더월드는 나도 본건데...저게 그리 오래됐남. 음냥
아, 최초의 게임 판타지 "소설"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 출판본 이름은 팔란티어 맞습니다.




덧글
펜헤릭스 2009/10/10 00:59 # 답글
옥스타칼니스의 아이들이란 제목으로도 출판되었어요. 황금가지에서 팔란티어란 이름으로 다시 나왔을 거에요.그나저나 개인적으로 참 재밌게 본 거였는데 엔딩이 엔딩이 어흑흑흑 작가양반 이게 대체 무슨 소리요 [중략]
썰푸 2009/10/12 22:39 # 답글
저도 한때 글을 써보겠어! 하고 께작거리며양판소 작가가 되겠다는 야무진 꿈도 꾸어봤기에 아주 재미나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부분 공감이 가네요 ㅋㅋ
리볼빙 2009/10/24 16:59 # 답글
게임 판타지에서는 탐크루였나? 그것도 있지요. 아니 맞나.요새 들어서는 판타지 세계관과 무협 세계관이 동시에 존재하는 버라이어티한 세계관을 가진 것들도 나오는 듯 'ㅅ'
怪人 2009/11/07 08:10 # 답글
겜판소 종류에서 <그나마> 낫다고 생각하는 게 '아르카디아 대륙기행'(이것도 묘사가 좀 되고, 스토리 연결을 좀 잘했다는 느낌이라서지요...)
(그래도 템빨+운빨 이라는건 변함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