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내게 시를 물어본다면 시는 삶을 표현하는 가장 짧은 문장이라고 말해주겠다.
세상 모든 군상이 살아가는 방법이나 생각 역시 제각각이니 그 모든걸 어떤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하는건 당연히 불가능하다. 다만 사람이라는 모양이 가진 가장 큰 축복인 상상으로 문장을 만들고 그걸 듣기 좋게 다듬으면, 그것이 시라는 모양을 띄우는 것이다.
흔히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문학으로 시를 꼽는 사람이 많지만, 오히려 내 생각은 정 반대다. 문학인이든 일반인이든 하다못해 유치원생이라도 가장 쉽게 접하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시라고 생각한다.
일반 소설이든 수필이든 기행문이든, 모든 글은 작가가 독자에게 메시지를 전해주는 일방통행이지만, 시는 작가와 독자가 같이 공유하며 즐길 수 있다. 꼭 작가가 주는 메시지를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독자가 받아들이는 그것이 그 시가 가진 메시지인 것이다.
전영칠 시인의 두 번째 시집인 ‘살아있다는 그끝까지 가고싶다’ 는 그러한 시의 일반화를 가장 잘 이끌어 낸 것이 아닐까 싶다.
어떤 미사어구로 포장하고 글을 다듬고 편집한다 해도 모든 것은 사람의, 사람을 위한, 사람에 의한 글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사람은 대부분 우리 주변에서 알게 모르게 이웃삼아 지내고 있는 사람이다.
사실 이 시집을 읽어보면서 가장 먼저 생각났던건 장기하의 ‘별일없이 산다‘ 앨범이 생각났다. 어찌보면 참 비슷하다. 특유의 묘한 패배주의, 주변에서 흔히 있는 일상, 조금은 눅눅하고 칙칙하지만 그래도 익숙하면서 버릴 수 없는 삶. 그 모든게 너무 당연하면서도 조금 아쉬운 세상살이를 보여주는 것이다.

세상 만족하면서 사는 사람은 없다.
세계 최고의 부자라도, 모두를 호령하는 대통령이라도, 로또 1등에 당첨한 사람도 결국 현재에 만족하지 못하고 더 높은 곳을 추구하게 된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높은 곳을 향하기 위한 도약의 준비가 있고, 그러기 위한 ‘일상’ 에서의 칙칙함을 참고 견디는 것일 테니까.
그리고, 내가 잘못 알고 있다 해도 상관없지 않겠나.
그게 삶이고, 인생이고, 시인걸.




덧글
펜헤릭스 2009/09/10 00:35 # 답글
오오 과연 뭔가 있어보이는 고급스런 세로리씨다운 문체.태클 걸고 싶은데 리뷰니 다음 기회에 걸도록 하겠슴미다 [?]